예술과 문화

낯선 사람과 부서진 구두 (3월 12일 개봉영화 디즈니 신데렐라)

 

- 만화영화 아닌 리얼필름으로 -

부모가 부재한 상황에서 만난 낯선 사람

그녀의 원래 이름은 엘라.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시고 새엄마와 의붓자매에게 구박을 받는다. 해피엔딩에 촛점을 맞추어서 보면 신데렐라는 여자가 남자 잘 만나 갑작스럽게 신분이 바뀌는 이야기다. 묵묵히 참고 견디면 좋은 날이 온다는 근거없는 믿음을 조장하는 스토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엘라가 신데렐라로 불리게 되는 과정은 부모가 부재한 상황에서 존엄이 파괴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상황을 뜻한다. 신데렐라 혹은 콩쥐의 세계는 엄마 혹은 부모가 부재한 상황에서 추락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주인공이 어떻게 존엄을 찾느냐 하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행운이 찾아오는 과정을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이야기는 도박이 되기도 하고 사실성을 얻기도 한다. 3월 12일에 개봉하는 디즈니 영화 신데렐라는 엘라가 부모라는 고향이 부재한 상황에서 추락하여 신데렐라로 불리는 여성이 다시 존엄을 찾는 이야기로 만들었다. 과정은 낯선 사람과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놀랬잖아!”


할버슈타트의 관광상품. 639년의 공연

 

독일 할버슈타트에 가면 2639년까지 한 곡을 연주하는 오르겐이 있다. 존 케이지가 1987년에 작곡한 '오르겐 투/ 가능한한 느리게'란 곡인데 1361년에 제작된 할버슈타트의 연수를 기념하며 지금까지 살아온 교회의 연수만큼 연주하기로 했다.

이 곡을 연주하는 오르겐은 1361년에 제작한 것으로 할버슈타트 대성당에 있다. 세계 최초로 12음이 있는 피아노 건반이 있는 오르겐으로 신음악을 향한 악기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 오르겐의 제작 연도에 의미를 준 것이라 한다.

현재 639년짜리 공연을 하고 있는 부르카르디 교회는 할버슈타트에서 두번째 오래된 교회이다. 1808년에는 더 이상 교회의 용도로 쓰이지 않고 헛간으로 쓰인 곳이지만 케이지 프로젝트로 인해 케이지 오르겐을 들여오고 지금은 여행객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한나 칼럼] 아직 낯설었을 때

음악이 준 도움

한여름 무더위가 조금 수그러들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낮에는 에어컨을 틀어놓고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불기만을 고대하던 9 월, 나는 독일로 떠났다. 밥 잘챙겨먹고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이 슬슬 지겨워질 때쯤, 어색한 포옹한 번 없이 촌스럽게 멀미약만 잔뜩 먹고 서둘러 비행기에 올랐다.

유럽직항이 없던 때라 알래스카를 경유했는데, 새벽 2시에 잠시 내린 공항에서는 옆자리에 앉았던 분이 몇 몇 학생들을 데리고 하얀 성에가 낀 유리창 앞 우동집에서 공부 “열심히” 하라며 뜨끈한 김이 살살 올라오는 국수를 사주셔서 비몽사몽간에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다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멀미를 하는건지, 걱정이 되어서 그런건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올 무렵 프랑크푸르트에 도착을 했는데 아침이라 공기가 싸아했다.


[운 화랑 전시] 세상 풍경

 글: 서지민 (운 화랑 관장)
 

쾨니히슈타인의 운화랑(Galerie Uhn)에서 개인전을 갖는 이대천 작가는 1976년 울진생으로 한국에서 미술을 전공한 후 드레스덴과 베를린에서 유학했다. 2009년부터는 베를린에서 작업하고 있다. 이대천은 오래전부턴 자연을 소재로 한 풍경화와 씨름해 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어떻게 보이는가?“ "이 세상을 내 화폭에 어떻게 담을 것인가?“ 하는 질문은 그의 작업에서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그래서 그가 그리는 풍경화는 특정한 지역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세상 전체를 보여주게 된다. 그의 화폭에 담긴 세상에는 거대한 자연의 힘, 역동하는 자연, 자연 혹은 사람으로 인한 자연의 파괴가 담겨 있다. 추상화라 할 수 있는 그이 작품은 미세한 세부묘사와 색채를 정교하게 배치하면서 상태라든가 정서를 표현한다. 그렇게 하여 여러 장소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그림 한 폭 안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다.


집단기억 김광석

혹은 중년의 향수

올 봄 어쿠스틱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 대학로 아트센터 K 네모극장에서 열렸다. 비좁은 계단을 걸어올라가 만난, 250명 남짓 들어가는 공간은 김광석 열기로 가득했다. 앵콜공연이 이어졌다. 국내에서 80년대 90년대를 구가하며 지낸 청장년들에게 잊지 못할 가수 김광석은 여전히 마음 속에 살아 있었다. ‘김광석 라이브콘서트’와 앨범을 통해 세상을 풍미한 노래가 그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김광석 추모 콘서트’, ‘김광석 다시 부르기 콘서트’ 등을 통해 지금까지도 집단기억 속에 이어지고 있었다.

또하나의 김광석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 나오는 주인공은 김광석을 좋아하는 가수와 밴드들이다. 가수 이름은 이풍세. ‘이 풍진 세상을 살았더니’라는 노래를 부르며 아버지가 이 풍진 세상을 잘 살라고 지어준 이름이라고 말하는 가수 이풍세는 풍진세상에서 어려운 일을 거듭 겪고 노래 부르는 무대를 떠나기까지 하지만, 결국 그가 다시 노래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어떤 행운이었을까.


카리용 음악 이야기

독일, 350여 년 카리용 역사

전자장치를 많이 사용하게 되었으나

두들겨 연주하는 카리용 인기는 여전

카리용(Carillon)음악은 연주자가 보이지 않는 악기이다. 종탑에서 퍼져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면 종탑은 보이지만 연주자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연주대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친다는 표현을 쓰는 것은 손가락으로 지긋이 건반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주먹으로 치거나 두들겨 그 타격이 각 건반으로 연결된 종으로 전해져서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또 시간의 예술을 저장하여 종을 울리게 하는 기술도 일찌기 개발되었다. 위 사진에 나오는 것처럼 구멍 뚫린 저장장치로 종을 타격하여 울리는 것도 가능했다. 오늘날 자주 사용되는 전자연주장치는 타격을 통해 종을 울리는 것이 아니라 종에 전자석을 설치하여 종을 울린다. 그래서 최근의 개념 정리에 따르면, 자동장치나 전자장치를 통한 연주는 더이상 카리용 음악이라 하지 않고 그냥 종음악(Glockenspiel)이라고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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