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정권과 언론
정권과 언론
<자주민보> 폐간사태를 대하며
이문범 (전 재미 코리아위크 발행인)
말을 살해하는 정권이라니.
또 하나의 말이 정권에 의해 살해당했다. 독재자 박정희에 의해 살해된 말, ‘민족일보’에 이어 이번에는 딸 박근혜에 의해 ‘자주민보‘라는 말이 살해당했다. 그들의 주장은 종북신문 하나를 폐간시켰다는 것이다.
이에 자주민보는 논평을 통해 “남북 평화 통일염원을 무참히 짓밟고 민주주의에 사형집행을 감행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자주민보의 폐간은 그 신문의 논조와 성격과는 관계없이 정권의 시녀로 전락한 사법부에 의해 언론이 죽임을 당한 것, 바로 그것이다. 이로써 박근혜 정권은 통합진보당 해산을 통해 정당을 죽였고 자주민보 폐간을 통해 언론에 대한 살해를 감행하는 막가는 독재정권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한국에서 종북이라는 주홍글씨는 곧 죽음을 이르는 단어와 다르지 않다.
그 시대가 민주적인 시대인지 독재 시대인지를 가름할 수 있는 척도는 ‘말이 자유로이 흐르는가?’로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