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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불안한 대한민국호에서 살아남는 법

[세월호] 불안한 대한민국호에서 살아남는 법

코리아

책임지지 않는 선장은 혼자 탈출하기 전에 바꾸라

글: 김현석 편집위원

사진: 민중의 소리

우리는 이미 2012년 12월 19일 불안한 이 대한민국호에 승선해 있었는지 모른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4년 6월 22일 이라크에서 피랍된 김선일씨의 죽음에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대표가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국가가 아니다. 우리 국민 한 사람을 못지켜낸 노무현 대통령은 자격이 없으며 난 용서할 수 없다” 고 열변을 토했던 기억이 있다.

이 잣대로라면 진도 앞바다에 300명 이상이 무참하게 수장되는 동안 아무것도 못한 박근혜대통령에게는 어떠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인가. 도대체 그의 자격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나는 말할수 있다. “수백 명 국민을 못 지켜낼 뿐 아니라 거기에 대한 책임의식 하나 진정성 있게 보이지 않는 대통령은 자격이 없으며 난 용서할 수 없다” 승객들을 놔둔채 먼저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도 물론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살릴 수 있는 수많은 어린 생명들을 구조하지 못한 채 그대로 바다속에 수장시켜버린 대한민국 해경을 비롯한 정부당국과 이들과 더러운 유착관계 속에 늦장구조와 민간잠수사들의 접근을 막음으로써 결론적으로 자신들의 돈벌이를 귀중한 생명과 바꾼 언딘이라는 구난업체의 행태는 침몰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다.

대통령은 자격을 상실했다. 죽은 이들을 다시 살리지 못하는 한 대통령의 자격도 살아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는 그 자체로서 침몰하는 대한민국호의 자화상이다. 대통령에서부터 말단 공무원까지 촘촘히 엮인 부패와 무능의 어두운 사슬은 수백 명의 어린 생명들을 수장시킨 세월호 참사 앞에 그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하루아침에 날벼락처럼 피붙이를 떠나보낸 망연자실한 가족들에게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는 말 한마디 하지않고 무엇이 두려운지 일반인 분향시간 한 시간 앞서 화랑분향소에 들어선 대통령은 유족들이 부르는 소리는 못 들은 척 걸어가다 문득 돌아서서 잘 모르는 할머니(?)를 마주 본다. 잘 잡은 사진과 위로하였다는 영문기사로 조문연출논란까지 불거지게 만든 인륜을 저버린 부끄러움조차 모르는 정부관료와 박근혜대통령의 행태에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것이 자괴감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국민이 죽어가는 데 침몰한 배에 갇힌 국민을 한 사람도 살려내지 못한 대통령은 이제 와서 “대안”이라든가 “국가개조”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미 자격상실을 한 대통령에게 다시 칼자루를 쥐어주면 또 무슨 참변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죽은 아이들을 살려내지 못하는 한 이미 자격상실한 대통령에게선 해부의 칼자루를 빼앗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럼 2012년 12월 19일부터 대한민국호에 승선해 국민을 속이며 기다리라고 하는 박근혜 선장과 선원들을 마냥 믿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우리 국민들이 정부와 권력층으로부터 그동안 배운 것은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정부를 믿고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면 괜찮아진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세월호의 아이들처럼 그 안내방송을 믿었기에 대한민국호와 함께 언제 침몰할지 모른다.

국민을 속이는 대한민국호의 안내방송을 계속 믿을 것인가? 국민을 속이는 대한민국호의 안내방송을 따르지 않는 법! 이것이 바로 지금 대한민국에서 살아남는 방식이다. 오늘도 대한민국호의 오천만승객은 여전히 불안하다. 잘못된 안내방송을 하는 대한민국호 선장은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된다. 박근혜는 물러나야 한다.

(풍경 51호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