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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세운 미술관 슈테델 (Städel)

시민이 세운 미술관 슈테델 (Städel)

슈테델, 2백 주년 생일 맞아 소장작품 디지털화 사업

프랑크푸르트 풍경) 귀족사회에서 미술이라든가 음악은 귀족들의 삶을 중심으로 꾸려졌지만 유럽사에서 시민사회가 번창하던 시절에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시민이 직접 만든 박물관이 섰다. 올해 3월이면 2백주년 생일을 맞는 슈테델 미술관이 그것이다.

웅장한 건물들을 전시공간으로 사용하는 베를린의 박물관과 미술관에 비하면 프랑크푸르트 슈테델 미술관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슈테델이 갖고 있는 트레이드마크는 귀족이 아닌 시민이 세운 최초의 미술관이란 점이다.

양념재료를 파는 상인의 아들로서 상업과 은행업을 통해 부를 이룬 요한 프리드리히 슈테델은 살았을 때 수집한 5백여 점의 미술품을 남겼다. 그의 유언에 따라 설립된 슈테델 재단은 미술관과 미술학교를 통해 프랑크프루트의 문화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 되었다.

1815년 설립된 슈테델 미술관의 소장된 작품은 지난 7백여 년의 유럽미술사를 두루 아우르고 있다. 지하층과 지상1층과 지상2층의 세 구역으로 분류되는 전시관은 14세기 전기부터 문예부흥시대와 바로크 시대와 근대를 거쳐 현대의 당대미술까지 관통하는 미술사를 보여주고 있다. 회화 3천여 점, 조각 6백여 점, 사진 4천여 점, 데상과 스케치작품이 10만여 점이다. 소장품목록에는 루카스 크라나흐, 알베르트 뒤러, 산드로 보티첼리, 렘브란트, 페르메르, 클라우스 모네, 피카소, 키르히너, 막스 베크만, 알베르토 쟈코메니, 프랑시스 베이컨, 게하르트 리히터, 볼프강 틸만 등이 들어 있다. 렘브란트의 천재적인 빛과 그림자의 예술을 경탄하게 하는 그림 <눈이 멀게 되는 삼손>과 티쉬바인의 대형 괴테 초상화 등 유명한 작품에서부터 전후 독일사회를 풍미한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들을 이 곳에서 만날 수 있다.

20세기 전쟁의 시대에 슈테델미술관도 수난을 겪었다. 나치가 발흥할 때 학생들을 가르치던 예술가들은 교직에서 쫓겨나기도 하고 나치의 입맛에 맞지 않는 그림들은 압수를 당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슈테델이 어느 정도 복구된 것은 전후 18년 후인 1963년. 나치가 압수를 해선 다른 곳으로 팔아넘긴 미술품들이 다시 슈테델로 돌아왔다.

현재 건물은 3천평방미터 넓이의 전시공간을 증축하고 수리한 5천2백만 유로 상당의 프로젝트의 결과이다. 이 프로젝트는 반은 공적자금, 반은 개인의 후원으로 충당되었다. 시민 전체를 상대로 증축프로젝트를 홍보하며 후원켐페인을 벌였는데 후원켐페인에 따른 후원은 액수 자체로는 개인 후원 중에서도 작은 일부를 차지하지만 이러한 홍보과정을 통해 슈테델 증축프로젝트는 시민들에게 슈테델의 존재를 가까이 알리는 데 기여하였다. 증축프로젝트는 2007년에 구성된 <21세기 슈테델 위원회>에서 주도하여 설계 공개모집을 하여 선정된 <슈나이더+슈마허 설계사무소>에서 맡았다.

슈테델은 2백회 생일인 3월 15일을 앞두고 또 다시 미술관 자랑을 시작했다. 슈테델의 방대한 소장품은 디지털화된다. 수백년 된 작품을 디지털 기록으로 정리하는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막스 홀라인 관장에 따르면 슈테델 건립 2백주년을 계기로 시행되는 이 디지털화 사업은 앞으로 다시 2백년을 준비하는 초석이 된다.

(풍경 2015년 1월호 8면)